[아이슬란드 셋째날] 레이니스파라, 맛없는 햄버거
검은 모래 해변으로 유명한 레이니스파라로 출발했다.
디르홀레이에서 20km 떨어져 있어서 그렇게 많이 멀지는 않다.
하지만 도착할 때쯤 이미 4시가 넘어간지라..
이미 어둑어둑했다.
레이니스파라에서 얼마전 관광객들이 파도에 휩쓸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관광객들은 파도의 흐름이 일정하게 보이기 떄문에 좀더 깊숙히 들어가보지만
그럴 때면 예상을 깨고 파도가 안쪽까지 들어온다.
여행을 할 때 제일 중요한 건 안전!!
주상절리 바위를 배경으로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도 많이 있었다.
요즘 아이슬란드 열풍이 불고 있어서 그런가,
아이슬란드 어떤 관광지를 가든 한국인이 많았다.
관광객들은 주의 안내판에도 불구하고 파도 가까이까지 들어간다.
그러다가 파도가 몰려오면 헐레벌떡 반대편으로 도망간다.
운을 시험하기에 때로는 자연이 잔혹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가져보기를..
파노라마로 합성한 주상절리 바위.
역시 라이트룸의 파노라마 합성 기능은 정말 좋다.. 乃
주상절리는 마그마가 육각형이나 사각형으로 갈라진 지형이라고 한다.
펄펄 끓던 마그마가 기둥 모양으로 변하다니, 자연의 힘은 참 신비하다.
많은 관광객들을 따라서 나도 기둥 위에 올라가 사진을 찍었다. ㅎㅎ
금세 날이 어둑해져서 사진을 별로 찍지 못했다.
포스호텔 글레이셔 라군까지 170km 넘는 긴 거리를 운전해서 가야 했다.
날은 이미 깜깜했다.
레이니스파라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비크(Vik)라는 마을이 있다.
비크 교회도 사진 찍기에 좋은 명소라는 정보를 인터넷에서 얻었다.
하지만 이미 날이 깜깜해졌기에 삼각대를 세우고 장노출로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이게 제일 잘 나온 사진..
가는 도중, 저녁을 먹기 위해 어느 마을에 있는 레스토랑을 들렀다.
구글에 검색해보니 평점도 높았고 리뷰도 많았다.
맛있는 저녁을 기대하면서 식당으로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이게 왠 일..
1월 15일까지 식당 문을 닫는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
아이슬란드에는 겨울에 문을 닫는 식당들이 꽤 많다.
그래서 호픈에 갔을 때 파쿠스에 가지 못했다.
좀 아쉬웠지만 호픈의 다른 레스토랑에 갔다.
하는 수 없이 근처의 패스트푸드점으로 갔다.
주변에는 다른 레스토랑이 없었다.
정말 상심했다. 순전히 허기를 채우기 위해 맛없는 햄버거를 먹어야 하다니...
치킨 햄버거 세트를 시켰다.
롯데리아에서는 4000원 정도 할만한 햄버거 세트가 아이슬란드에서는 17000원 정도 했다.
게다가 롯데리아 햄버거보다 맛도 더 없어..ㅜㅜㅜ
남편이 먹은 베이컨 햄버거는 그나마 먹을만 했다..
정말 놀라운 아이슬란드의 물가여.
패스트푸드 옆 코너에 편의점이 있어서 잠시 둘러보았다.
육포, 대구포 등이 잔뜩 있었다.
그닥 물건도 많지 않았다. 생각보다는 비싸지 않았다.
이 곳에서는 초콜렛, 캔디 등이 많이 있었다.
초콜렛 하나를 샀다.
아이슬란드 오기 전 검색으로 Sirius 라는 초콜렛이 맛있다는 평을 보았다.
그래서 작은 막대 바 초콜렛 하나를 샀는데..
정말 맛있다!! 강추!!
하나만 산 것을 후회했다.
짭짤한 소금이 들어 있었는데 달고 짠 맛이라 그런지 미각 세포들을 마구 자극했다.
Sirius 초콜렛은 여러 가지 크기가 있었는데
작은 크기였고 끝 부분이 검정색이었다.
나중에 보너스마트 가서 찾아보려고 했는데
거기 초콜렛은 다 큰 사이즈였고 무슨 맛인지 정확히 몰라서
사지 못했다.
아이슬란드 가면 Sirius 초콜렛을 꼭 맛보길 바란다.
아이슬란드 관광 안내서와 축소 지도를 파는 코너가 있엇는데
나 같은 단시간 여행자에게는 별로 쓸모 없을 듯 해서 그냥 패스했다.
조그맣고 다 익어버린 바나나 하나에 150크로나, 우리 돈으로 1600원 할 듯.
로또를 발견했다. 전에 갔던 편의점에서는 로또를 하나 했는데
이번에는 왠지 하고 싶지 않아서 그냥 패스했다.
5000원 넘는 레드불..
레이니스파라에서 3시간 훨씬 넘게 달린 끝에 숙소에 도착하는 듯 했으나.
도착한 곳은 호텔에서 20km 떨어진 요쿨살론이었다.
알고 보니 남편이 위치를 잘못 입력한 탓이었다.
목적지인 Foss Hotel Glacier Lagoon을 네비게이션에 검색했더니 Foss cafe가 떴다.
그래서 Foss hotel에 있는 카페인 줄 알고 그대로 갔다.
하지만 알고보니 요쿨살론에도 Foss cafe라는 장소가 있던 것이었다.
조수석에 앉아서 남편에게 정보를 제공해야 했던 나는 너무 피곤해서 잠들어버렸고.
결국에는 요쿨살론에 도착하고 말았다.
그나마 호텔에서 20km?밖에 떨어지지 않아서 다행이지.
만약 100km 떨어진 곳이었다면... 상상도 하기 싫다.
깜깜한 요쿨살론은 정말 무서웠다.
주차장에서 차를 돌려 다시 반대편 차선으로 가야 했다.
하지만 정말 깜깜했다. 요쿨살론은 낮에는 아름답지만 밤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곳이었다.
물론 주차장과 호수는 한참 떨어져 있겠지만 그래도 무척 두려웠다.
다행히 차를 돌려 다리를 건너서 호텔을 향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