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마지막날
6시 30분쯤에 일어나려던 내 계획과는 달리 8시 20분쯤에 일어났다.(그 전날 정리하고 뭐하고 해서 3시 넘어서 잤기에;;) 일어나자마자 바로 제주항공에 전화를 했다. 19일 항공권을 18일로 옮길 수 있냐고 물어보았다. 대답은 yes! 다행히도 자리가 있었다. 짐은 어제 다 쌌기 때문에 바로 공항으로 출발하기만 하면 되었다. 너무 바쁜 나머지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급하게 마무리를 했다.
빠진 것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9시 쯤 숙소를 나왔다. 정말 시설은 고시원이었지만 며칠 동안 나름 정이 든 숙소. 흔적들을 사진으로 찍어두었다.
며칠 동안 여행가방은 저 구석에 놓여져 있었다.
복도임. 정말 고시원 같았다.
돈을 넣고 세탁을 할 수 있는 세탁기가 있다.
화장실은 남녀공용이다.
여자가 샤워할 경우 팻말을 걸어놓고 문을 잠그면 된다.
30분에 100엔을 내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공간.
자판기들.. 정말 여행 중에 목마를 일은 없었다.
담배자판기랑 맥주자판기, 그리고 전자렌지와 정수기.
주인 할아버지한테 굿바이하고 인사를 했다. 할아버지는 나한테 키오츠케테~ 하며 인사를 했다. 정말 인상이 좋았고 친절했던 주인 할아버지~ 같이 사진이라도 한장 찍어둘걸 그랬다.
그리고 며칠 동안 이 정든 거리, 도부쯔엔 마에 역 등과도 인사를 하며 난바 역으로 갔다.
큰 길로 나가는 골목. 이 근처의 숙소는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이 곳은 커피와 토스트를 제공하는 식당인 것 같다.
며칠 동안 정들었던 도부쯔엔마에 역과도 작별인사를 하면서.
난바역으로 가는 길.
도부쯔엔 마에에서 난바 역까지는 2정거장이었고 교통비는 200엔이었다. 난바 역에서 난카이센까지 좀 걸어갔다. 890엔을 내고 간사이공항까지 갈 수 있었다. 9시 40분쯤 되었다. 그 후로 40분 동안 전철을 타고 10시 20분쯤 간사이 공항에 도착했다. 4층 국제선 북쪽으로 가서. 제주항공에서 체크인을 하고 짐을 부쳤다. 직원이 자리를 창가 쪽으로 주려고 했으나 나는 창문쪽을 원해서 창문쪽으로 달라고 했다. 그 바로 옆에는 일본 기념품을 파는 곳이 있었다. 기념품을 사지 않았기에 부모님 줄 다과랑 지인 줄 선물을 샀다.
'일본선물' 간판은 빨간색으로 눈에 잘 띤다.
이제는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
그리고 들어가서 여러 절차 등을 밟고 제주항공 비행기 타는 곳으로 갔다. 가는 길에 4일 전에 그랬던 것처럼 전차 같은 것을 탔다.
비행기 옆 좌석에는 사람이 없었다. 선글라스를 끼고 사진을 찍었지만 왠지 오글거려서 혼자만 간직하기로 했다.
기내식은.,,, 일본 갈 때랑 별 차이가 없었다. 주먹밥에 주스, 제주너트.
제주항공은 특이하게 남자승무원도 있다. 역시나 얼굴에는 항상 미소를 짓고 있다.
문득 보면서 이 커다란 고철이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는지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다. 평형을 유지하며 어떻게 날 수 있는지. 하지만 얼마 후 비행기는 기류가 불안정해서 덜커덩하며 툭 떨어졌다. 꺄악~하고 여자들이 소리를 질렀다. 무서웠다. 옆에는 아무도 없고 나 혼자만 타고 있었는데. 근데 좀 재밌기도ㅋㅋㅋ 스릴있었다. 별것 아니구만ㅋㅋㅋ 역시 비행기를 여러번 타보니 이런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생각하면서.
다시 비행기는 그 무거운 몸체를 날개로 균형을 잡아가며 안정적으로 하늘을 날기 시작했다.
인천은 흐린 것 같았다. 비행기는 구름 영역을 지나 내려갔고 인천의 바다와 섬들이 보였다. 역시나 예상대로 기류가 불안정해서 비행기가 흔들리며 툭툭 떨어졌고 여자들은 소리를 질렀다. 이번에는 왠지 아까에 겪은 것도 있고 해서 비행기 내 분위기가 많이 무섭진 않았다. 하지만 나는 매우 떨었다. 아~~ 살려주삼요~ㅜ 속으로 빌면서 아까 그 오만함(?)을 반성했다.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인천은 흐리고 비가 왔다.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서 간 여행이라 아쉬운 점이 많지만 정말 재밌었다.
이번 여행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하다. 의도는 하지 않았지만. 순전히 4박 5일 동안 혼자 있음으로 인해서. 그리고 답답한 생활에서 벗어남으로 인해 또 다른 세계를 꿈꿀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좀 더 넓게 보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
집으로 돌아가서 앞으로는 평소와 똑같은 하루를 맞겠지. 하지만 다시 나갈 여지는 충분히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갇혀 있을 수 밖에 없는 그 공간에서 새로운 꿈을 꿀 가능성이 얼마든 있었다. 그 방법은 자기가 찾기 나름이다. 정말 넓게, 멀리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사카에 있는 동안 하루 더 머물기 위해서 비행기 표를 연장하기도 했고 다시 원래대로 돌리기도 했다. 오사카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그리고 원하면 언제든 오사카에 놀러 갈 수 있을 정도의 재력과 능력을 갖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오사카라는 도시를 이렇게까지 좋아하게 될 줄은 몰랐다. 다음 번에는 여행 비자가 아니라 취업 비자를 받아서 오사카에서 살아보자는 생각도 했다.
이미 일상이다. 하지만 내 마음 속에는 비행기와 오사카와, 다른 꿈이 깊게 자리를 잡고 있다. 나는 변할 것이다. 어떻게 될지 구체적인 형태는 모르지만 이 답답한 일상에서 넓게 보고 꿈을 꿀 계기가 하나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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