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2일차] 말라카 Jonker 88, Calanthe Art Cafe
오늘의 점심으로는 존커 88에서 락사를 먹기로 했다.
원나잇 푸드트립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추천한 장소이다.
사실 말레이시아 여행 때 말라카를 목적지로 넣은 이유 바로 원나잇 푸드트립이었다.
'원나잇 푸드트립'에서 맛있게 음식을 먹고 있는 연예인을 보니
말라카에 꼭 오고 싶었던 것이다.
점심 시간이라 어느 정도 기다려야 할 것을 예상했지만
상상한 이상으로 훨씬 더 오래 기다려야 했다.
일단 자리를 맡는 것이 관건이었다.
종업원들이 자리를 안내해주지 않고
손님들이 먼저 자리를 맡은 다음 주문해야 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내부가 정말 정신 없고 아수라장이었다.
그리고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을 하나 겪었다.
들어간 지 얼마 안 되어 입구 쪽에 자리가 하나 날 기미를 보였다.
종업원이 행주로 테이블을 닦는 것을 본 나는
매의 눈으로 자리에 다가가서 남편에게 여기 앉자고 불렀다.
그런데 내가 맡은 자리에 갑자기 어떤 한 중국 여자가 가방을 턱 놓더니
"Sorry, this seat is taken."
이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사람이 먼저 가서 버젓이 맡아 놓은 자리를 자기 자리라고 뺏는 것이 참 어처구니 없었다.
그래도 거기에 화를 내거나 대응하지 않았다.
상대편이 너무 상식 이하였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은 말이나 논리로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기에 대응하느라 안 그래도 소진된 여행 에너지를 더 쓰고 싶지 않았다.
결국에는 안 쪽의 자리를 잡느라 더 많은 시간을 쓰고 말았다.
빈 자리를 맡는 데는 20분이 걸렸으며
주문 줄을 기다리는데에는 거의 15분 이상이 걸렸다.
덥고, 습하고 힘들고 어두운 이 곳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도 이왕 왔고 시간을 할애했으니 한번 먹어보아야 겠다는 오기로 버텼다.
드디어 도착한 락사다. 남편은 빨간 국물의 뇨냐 락사를 시켰고 나는 노란 국물의 바바락사를 시켰다.
하.. 맛집 정보는 믿지 않아야 해.
내 입맛에는 정말 아니었다.
말레이시아 여행 두 번째이고 락사를 처음 먹어본 것도 처음은 아니었다.
차라리 페낭 공항의 한 식당에서 락사가 100배는 더 맛있었다.
(사실 내가 먹어본 락사 중에서 그 곳이 제일 맛있었는지도..)
뇨냐 락사는 너무 느끼했다. 그나마 바바 락사는 얼큰한 맛이라도 있어서 먹을만 했다.
그래도 제일 싫은 기분인 배만 부르고 맛은 없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30분 넘게 기다려서 먹은 점심 치고는 실망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입가심으로 먹을 첸돌을 주문했다.
첸돌 줄은 락사 줄과는 따로 있었다.
그래도 락사 줄과는 달리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아
금방 주문할 수 있었다.
일곱 가지 재료가 들어간 첸돌을 주문했다.
재료의 이름은 잘 모르지만 씹히는 맛이 있어서 좋았다.
락사보다 첸돌이 훠얼~~씬 맛있었다.
단 한가지 단점은 여름이라서 녹는 속도가 빠른 것이었다.
내가 이 곳에서 추천하는 메뉴는 첸돌이지만,
첸돌 하나를 먹자고 힘들게 자리를 잡고 줄을 설 필요는 없다.
첸돌을 먹을 수 있는 곳은 많으니..
다음 목적지로 출발~~
가는 길에 모자를 발견한 남편은 모자를 하나 샀다.
그리고 점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에어컨 바람을 쐬기 위해 가게에 조금 머물렀다.
날씨가 무척 더웠기 때문이다.
도착한 곳은 말라차 Calanthe Art Cafe였다.
말레이시아 13개 주의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간판에도 Malaysia 13 State's Coffee라고 쓰여있다.
이 곳도 원나잇 푸드트립에서 추천해준 카페이다.
다양한 선택지가 있었고 말라카에 왔으니 5번 말라카를 선택했다.
옵션은 설탕을 추가한 Kopi O였다.
가게 한 쪽의 TV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방영된 '원나잇 푸드트립'의
이지혜씨가 출현한 말라카 방영분이 나오고 있었다.
아마 나처럼 이 프로그램을 보고 이 곳에 찾아온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이것은 화장실 세면대의 벽면에 쓰여 있는 일종의 시 같은데
왠지 마음에 들어서 찍어보았다.
기대를 하고 마신 말라카 코피 오.
정말 맛없었다... 블로그에는 다 맛있었다고 했는데..
쓰고 달고를 떠나서 그냥 맛이 없었다.
내 입맛이 독특한 것도 아닌데...
원나잇 푸드트립이라는 프로그램은 나한테 많은 기대감을 안겨주었지만,
결국 TV에 나온 맛집이란 곳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만들었다.
여행 오기 전 여러 블로그를 살펴보았는데 꽤 맛있다는 평이 많아서
아무 의심 없이 오게 된 것이다.
같은 음식점이라도 누군가에게는 맞고 누군가에게는 맞지 않은 곳이 있나보다.
이 곳들이 맛있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으니
이 블로그를 보는 사람들은 잘 선택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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