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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둘째날 목적지는 아이슬란드 서부의 스나이펠스네스 반도였다.

아이슬란드 여행을 검색했을 때 나오던 그림 엽서와 같은 아름다운 곳이었다.

아이슬란드 여행 때 이 곳은 꼭 빼놓을 수 없다! 라고 다짐하였기에 이 곳을 목적지로 설정했다. 

참고로 말하자면, 둘째날의 여행은 실패로 끝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스팅을 하는 이유는 흐린 날씨에도 아이슬란드 자연은 감상할 가치가 있으며, 

기상 예보가 좋지 않을 때 여행 전체 일정을 어떻게 하면 좋을 지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출처: Guide to Iceland 홈페이지



스나이펠스네스의 키르큐펠 산과 아름다운 폭포가 이끄는 환상적인 풍경이

나의 발걸음을 이끌었다.

문제는 기상 상황, 구름이 끼고 비가 내린다고 하길래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둘째날의 원래 목적지였던 골든서클(싱벨리어, 굴포스, 게이시르)의 날씨가 워낙 안 좋았고

스나이펠스네스 상황은 그나마 괜찮았길래 

일정을 바꾸어 둘째날 스나이펠스네스 반도로 가기로 했다.

아침 9시에 부랴부랴 로프트 호스텔을 나섰다.



아이슬란드 아침 9시 19분의 상태, 실화임?



겨울에는 해가 떠 있는 시간이 불과 5시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볼거리를 많이 보기 위해 깜깜한 상태에서도 운전을 많이 할수밖에 없다.

눈이 얇게 쌓여 있는 도로는 위태했고 강한 바람 때문에 차가 휘청이기도 했다.

사실 정말 무서웠다.

 






깜깜한 상태에서 옆에 바다를 끼고 달린다는 사실이 커다란 공포감을 불러 일으켰다.

제발 바람이 불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달릴 수밖에 없었다.






오전 10시가 넘어가자 깜깜했던 아이슬란드가 밝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거대한 자연이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느껴보는 경이로움이었다. 태어나서 단 한번도 볼 수 없었던 풍경이었다.





날이 더 밝아지자 웅장한 자연 환경을 더욱 잘 볼 수 있었다.






자동차 창 밖으로 보이는 산이 너무 멋있어서 잠시 차를 세우고 구경해 보았다.

ISO 감도가 너무 많이 올라가서 사진이라기보단 그림같은 모습이 되어버렸다.






여러 장을 찍어서 파노라마로 합성해보았다. 

겨울의 아름다운 설산, 아이슬란드 서부의 모습이다.







고요한 풍경 속, 동화 같은 마을에는 사람이 사는 기척도 보이지 않았다.






가축을 방목하며 키우는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에서는 말이나 양과 같은 가축의 숫자가 사람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옹기종기 모여서 어디를 그렇게 가는지..






레이캬비크에서 두 시간 넘게 달리니 서부의 고요한 마을이 점점 더 가까워진다.






아이슬란드 도로를 달리면 말을 쉽게 말을 볼 수 있다.






아이슬란드의 고요한 스티키홀무르에 도착했다.

아이슬란드 서부 여행을 할 때 키르큐펠을 염두에 두고 여러 목적지와 마을을 설정해 두었다.

먼저 스티키홀무르(stykkishólmur)에 도착한 다음 그룬다피요르(grundarfjörður)에 갈 예정이었다.

여건이 되면 키르큐펠 폭포(kirkjufell fall)에도 가고 

아이슬란드 네이버 카페에서 추천해 준 black church에도 갈 예정이었다.


이 장소들을 염두해 둘 때 생각한 것은.

일단 마을에만 도착하면 볼 것과 즐길 것이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막상 도착하니 사람도 보이지 않고.

온통 회색의 풍경 뿐이었다.





항구의 풍경은 을씨년스러웠다.






아이슬란드의 예쁜 가옥마저 심심하게 보일 지경이었다.





stykkishólmur는 그저 조용한 어촌 마을이었다.

배들이 아기자기하고 알록달록했다.






차를 타고 조금 이동했더니 특이한 바위가 있었다.

인터넷에서 스티키 홀무르를 검색할 때 많이 보았던 사진이라서 한번 가보았다.








세월의 흔적과 바닷바람의 흔적을 많이 받은 바위인 것 같다. 





아이슬란드의 바다를 찍어보았다.

눈으로 볼 때는 잘 모르겠지만 사진으로 보면

아이슬란드 바다는 정말 푸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 멀리 보이는 알 수 없는 섬은 어디인지 궁금하다.







올라갈 수 있는 등산로도 있었는데 계단에 얼음이 얼어서 도저히 올라갈 수는 없었다.

더 이상 볼 것이 없어서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차를 타고 가면서 걱정을 많이 했다. 

아침에 일기예보를 보았을 때는 조금 흐릴거라고만 생각했지,

원거리가 안 보일거라곤 생각도 하지 못했다. 

이대로 가다가 키르큐펠 산을 볼 수 있을지 미지수였다.







가면 갈수록 보이는 풍경은 나를 절망에 빠지게 했다.





도로를 벗어나 옆으로 넘어진 차.

아이슬란드의 도로의 폭은 좁기 때문에 조심해서 운전해야 한다.

안 그러면 차가 넘어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니...






grundarfjörður에 도착했다.

교회 언덕을 넘어서 내려가보았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원래대로라면 저 너머 풍경에 키르큐펠 산이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어야 했다. 

하지만 악화된 기상으로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다.





사진으로 보았던 그림같은 키르큐펠 산은 볼 수가 없었다. 

여행 기간이 일주일 뿐이라 다시 올 수도 없을 뿐더러

일주일 내내 기상이 좋지 않기 때문에 다시 온다고 하더라도 

볼 수 없음이 분명했다.








출처: 트립어드바이저

날이 좋을 때의 grundarfjörður와 교회이다.




다음 목적지는 kirkjufell fall이었으나, 

간다고 해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것이 분명했기에 포기하고 다시 남부로 내려갔다.


아이슬란드를 탐험한 첫날부터 절망에 빠졌다. 그리고 앞으로

아이슬란드를 여행할 때 기상 상황을 어떻게 바라볼 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아이슬란드의 자연은 시시각각으로 변한다는 말이 있었다.

비가 와도 금방 개고 눈이 와도 금방 그친다고 한다. 

아이슬란드 카페에서는 분명히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만약 일주일 정도의 긴 기간의 전체적인 기상 상황이 좋지 않다면, 

그건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럴 때에는 차라리 여행 일정을 바꾸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돈이 많이 깨진다고 할 지라도 말이다. 만약 좋은 풍경과 오로라를 감상하고 싶다면 말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서부의 풍경은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 

고요한 수묵화 같았다. 

그래도 맑은 날, 시야가 확 트이는 날의

스나이펠스네스 반도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만약 다시 찾아올 때는 그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줄까?









Posted by 세루리안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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